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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생각/다른 생각

당신이 옳다

책 정보

 

당신이 옳다 - 해냄

정혜신 지음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해냄출판사

이미지 출처: Google

 

 

책을 선택한 이유

 

최근 베스트 셀러 중 가장 읽고 싶은 책 중 하나였습니다.

'당신이 옳다'는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무언가 힘이 되어줄 것 같은 책.

그런 마음에서 이 책을 읽어 보게 되었습니다.

 

 

책의 주관적 평점 

 

요즘 시대 우리 모두는 아픕니다.

모두가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고 있고 그 아픔이 곪아서 터지기도 합니다.

 

'당신이 옳다'에서는 이러한 상처를 받아들이고 나을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아픈 것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라는 것

요동치는 감정이라는 것 역시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것

그러한 상처와 감정을 당당히 받아들이고 드러내는 것

다른 사람에게는 경청과 공감을 통해 다른 사람의 아픔을 드러낼 수 있게 하는 것

그것이 바로 치유의 기본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모두가 아픈 오늘, 모두가 아픈 우리에게 힘이 되어주는 좋은 책입니다.

 

 

인상 깊었던 부분

 

그 기저에는 무엇보다 자신의 아픈 몸을 아무것도 아닌 듯이 가볍게 여기지 않길 바라는 속마음이 있다. 자신의 고통을 진지하게 대해주길 바라는 마음이 있다. 몸이 건강할 때도 인간의 그런 바람이나 욕구는 거의 본능적이다. 하물며 몸이 아플 때야 더 말해 무엇할까.

 

고통을 호소하는 상대의 말을 질병 중심으로 생각했다. 의학적으로 질병의 범주에 들어가지 않는 모든 상태는 정상이며, 정상인 경우라면 의사인 내가 할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믿었다. 결과적으로 나는 냉정한 의학 기능공인 셈이었다.

 

 

'나'가 흐려지면 사람은 반드시 병든다. 마음의 영역에선 그게 팩트다.

 

자기성이 소거된 채 부모의 기대나 사회적 역할, 가치 등에 전적으로 기대어 살아가던 사람은 절대적 의존 대상이던 그 부모나 배우자와 이별하거나 절대적인 내 역할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던 일이 없어지거나 그 가치가 빛을 잃을 때 공황발작을 경험할 수 있다.

 

 

자기 존재가 집중받고 주목받는 사람은 설명할 수 없는 안정감을 확보한다. 그 안정감 속에서야 비로소 사람은 합리적인 사고가 가능하다.

 

 

내가 잘못되지 않았다는 확인이 있어야 사람은 그 다음 발길을 어디로 옮길지 생각할 수 있다. 자기에 대해 안심해야 그 다음에 합리적으로 사고할 수 있다.

네가 그럴 때는 분명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라는 말은 '너는 항상 옳다'는 말의 본뜻이다. 그것은 확실한 '내 편 인증'이다. 이것이 심리적 생명줄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에게 꼭 필요한 산소 공급이다.

 

 

가장 절박하고 힘이 부치는 순간에 사람에게 필요한 건 '네가 그랬다면 뭔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너는 옳다'는 자기 존재 자체에 대한 수용이다. '너는 옳다'는 존재에 대한 수용을 건너뛴 객관적인 조언이나 도움은 산소 공급이 제대로 되지 않는 사람에게 요리를 해주는 일처럼 불필요하고 무의미하다.

 

 

사람들은 누가 죽고 싶다는 말을 했을 때 그 마음에 대해 자세히 묻는 것은 상대에게 상처를 주는 행위라 여긴다. 아니다. 정반대다. 고통 속에 있는 사람이 가장 절박하게 원하는 이야기가 바로 그것이다. 심각한 내 고통을 드러냈을 때 바로 그 마음과 바로 그 상황에 깊이 주목하고 물어봐 준다면 위로와 치유는 이미 시작된다. 무엇을 묻느냐가 아니고 나에게 집중하고 나의 마음을 궁금해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것 자체가 치유이기 때문이다.

 

 

감정도 그렇다. 슬픔이나 무기력, 외로움 같은 감정도 날씨와 비슷하다. 감정은 병의 증상이 아니라 내 삶이나 존재의 내면을 알려주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어차피 한 번은 직면하고 받아들여야 할 삶의 중요한 숙제를 계속 뒤로 미루다 보면 이자까지 붙은 혹독한 대가를 치르게 된다.

 

 

누군가 고통과 상처, 갈등을 이야기할 때는 '충고나 조언, 평가나 판단(충조평판)'을 하지 말아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대화가 시작된다. 충조평판은 고통에 빠진 사람의 상황에서 고통을 소거하고 상황만 인식할 때 나오는 말이다. 고통 속 상황에서 고통을 소거하면 그 상황에 대한 팩트 대부분이 유실된다. 그건 이미 팩트가 아니다. 모르고 하는 말이 도움이 될 리 없다. 알지 못하는 사람이 안다고 확신하며 기어이 던지는 말은 비수일 뿐이다.

 

 

내 고통에 진심으로 눈을 포개고 듣고 또 든는 사람, 내 존재에 집중해서 묻고 또 물어주는 사람, 대답을 채근하지 않고 먹먹하게 기다려주는 사람이라면 누구라도 상관없다. 그 사람이 누구인가는 중요하지 않다. 그렇게 해주는 사람이 중요한 사람이다. 그 '한 사람'이 있으면 사람은 산다.

 

 

심리적 CPR이란 결국 그의 '나'가 위치한 바로 그곳을 정확히 찾아서 그 위에 장대비처럼 '공감'을 퍼붓는 일이다. 사람을 구하는 힘의 근원은 '정확한 공감'이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 상처 입은 마음을 치유하는 힘 중 가장 강력하고 실용적인 힘이 공감이다. 가장 빠르고 정확하고 효율적이다.

 

 

배워야 아는 고통, 배워야 공감할 수 있는 고통이 세상에는 더 많다. 그래야 최소한 그런 고통을 겪는 사람에게 의도치 않게 상처를 주지 않을 수 있다.

 

 

자기 마음을 말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시작했다가도 길을 잃는다. 마음을 토로하는 말은 우리가 일상에서 하는 말과는 조금 달라서다. 어디서부터 어떤 방식으로 꺼내야 할지 분간이 힘들어서 무작정 누르고 사는 게 상책이라 여긴다. 그러다 일정 수위를 넘어설 만큼 내압이 오르면 그때 한꺼번에 폭발하며 상상할 수 없는 비용을 치른다.

 

 

공감은 누군가의 불어난 재산, 올라간 직급, 새로 딴 학위나 상장처럼 그의 외형적 변화에 대한 인정이나 언급이 아니라 그것을 가능하게 한 그 사람 자체, 그의 애쓴 시간이나 마음씀에 대한 반응이다. 그럴 때 사람은 자신이 진정으로 인정받고 보상받았다는 느낌을 받는다.

 

 

"엄마는 그러면 안 되지, 내가 왜 그랬는지 물어봐야지. 선생님도 혼내서 얼마나 속상한데, 엄마는 나를 위로해 줘야지. 그 애가 먼저 나에게 시비를 걸었고, 내가 얼마나 참다가 때렸는데 엄마도 나보고 잘못했다고 하면 안 되지."

잘못된 생각과 행동을 한 사람에게 어떻게 공감할 수 있나. 본인에게 그걸 알려주지 않으면 계속 잘못된 길로 가지 않겠는가.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내 공감을 포갤 곳은 그의 생각과 행동이 아니라 그의 마음, 즉 감정이다.

겉으로 보기에 정리된 문제가 속마음까지 정리된 게 아니라는 것을,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하는 사람들도 깊은 공감을 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그것이 진정한 화해의 길이라는 것을, 예민한 사람들은 더 그렇다는 것을.

 

 

분노를 말할 수 있으면 분노로 폭발하지 않는다. 분노에 매물된 그녀가 순간적으로 그 감정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분노가 전적으로 이해받고 수용됐다는 느낌 때문이다. 그녀 자신의 감정이 판단받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녀의 격한 그 말은 '다 부수고 나도 죽겠다'는 말이 아니다. 다 부수고 죽어버리고 싶을 만큼 지금 내가 억울하고 화가 난다는 말이다. 그 마음을 정확하게 알아듣고 받아주는 사람이 한 사람만 있으면 사람은 그 억울함에서 벗어난다. 한 사람만 있으면 된다.

 

 

'미친년은 누가 미친년이냐. 잘 지내면 그게 오히려 미친 거지. 그럴 수밖에 없는 자신의 상태를 왜 그렇게 나쁘게 말하느냐. 죽을만큼 아프니까 숨이 넘어가는 거지. 그러면 퍼져서 울고불고 할 수도 있지. 그걸 왜 나쁘게 보느냐'는 말을 한 셈이다. 자신의 아픔에 공감하지 못하고 판단자의 입장에서 모질게 자신을 몰아붙이고 있던 그녀 자신의 공감 허들과 싸운 것이다.

 

 

내 마음을 말하는 걸 유치하게 여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감정을 미성숙함의 표현이며 통제의 대상으로 바라본다. 감정 통제를 잘해야 어른이고, 그래야 성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감정은 이성으로 얼마든지 통제 가능한 것이라고 믿는다. 마음에 관해 가장 널리 알려진 잘못되고 위험한 통념이다. 그런 인식 때문에 우리는 일상에서 너무 많은 대가를 치른다. 도대체 우리는 어떤 비용을, 얼마나 치르고 사는 걸까.

 

 

모든 감정에는 이유가 있고 그래서 모든 감정은 옳다. 불안을 느낀다면 '이러면 안 되는데' 할 게 아니다. '내가 지금 불안하구나. 왜 그런 걸까?' 곰곰이 나와 내 상황을 짚어봐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말이어도 일방적인 계몽과 교훈은 사람에게 도움을 주지 못한다. 아무리 옳은 말이어도 듣는 이에게 강박 관념으로 남거나 상처만 주고 튕겨 나가는 경우가 더 많다.

사람은 옳은 말로 인해 도움을 받지 않는다. 자기모순을 안고 씨름하며 그것을 깨닫는 과정에서 이해와 공감을 받는 경험을 한 사람이 갖게 되는 여유와 너그러움, 공감력 그 자체가 스스로를 돕고 결국 자기를 구한다.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힘들고 무서워서 물러서고 싶은 순간들이 떠오릅니다. 때로는 친구들처럼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을 모른 척 해왔습니다. 힘들어하면 안 된다고 저를 눌렀습니다. 저한테 너무 미안합니다. 힘들 수 있는데, 돌아가고 싶을 수도 있는데, 제 자신에게 가혹했던 시간들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살아오면서 순간순간이 찌릿할 정도로 기쁘고 가슴이 벅차오르는 행복감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힘든 일보다 훨씬 더 많은 기쁨을 누렸을지도 모릅니다. 다만 충분히 나를 느끼고 격려하고 공감하는 데 인색했던 것 같습니다.

 

 

당신이 옳다, 해냄

 당신이 옳다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해냄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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